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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D COACH : 감독 회고록 [2-1부]
by 봉남킴 | Date 2020-12-09 07:20:27 hit 267


[전편]

THE HEAD COACH : 감독 회고록 [1부]

https://www.fmkorea.com/2362332762



"이 글에 나오는 모든 인물과 단체의 이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가명]이며 실제 이름이 아닙니다

글에 나오는 청남고는 가상의 단체명입니다


cbbd111b-3c25-4069-a198-f6fedd87fc76.png THE HEAD COACH : 감독 회고록 [2-1부]

2부 프롤로그 -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자리에 앉다 


감독이 되기 직전 몇 번의 과정이 있었다 피 말리는 시간들이었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팀의 연락을 기다릴 때 그만큼 초조했던 적이 없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날 감독으로 채택했다는 문자를 읽고 나서 


나는 그냥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서 허공을 응시했다 



내가 만약 감독이 되면 별안간 소리라도 지르면서 날뛸 줄 알았는데 


오히려 겉은 담담했다, 아니 담담했다기 보단 실감이 안 났다 


이유 없는 떨림이 속에서 올라왔고 나는 이게 진짜인가 싶어 문자를 봤다, 이건 진짜였다 


다시 보고 또다시 보고 아무리 봐도 이건 나한테 온 문자가 맞았다 



"아들 뭔 일 있어?" 



엄마가 의자에 멍하니 앉아있는 날 보곤 걱정이 됐나 보다 


엄마는 내가 감독 채용에서 제외되고 힘들어하실까 봐 걱정하셨다 


그러나 내가 웃음을 짓자 엄마도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알게 되었고 엄마는 말없이 날 안아줬다, 


그 날 하루만큼은 얼마나 많이 축하를 받았는지 통화하면서 귀가 얼얼했다 



나는 팀에 합류하기 전에 약 일주일 정도의 여유 기간이 있었다 


그동안 소속 팀 근처에 원룸을 계약했고 


짧은 시간을 내서 중학교 시절 은사인 박 코치님과 


고등학교 시절 은사였던 이판근 감독님을 만났다 


두 분 다 내가 선수를 일찍 그만두게 된 것을 아쉬워하셨다 



박 코치님은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의지할 수 있는 지도자가 돼라"라고 말씀하셨고 


이판근 감독님은 "팀의 결과를 책임지는 자리인 만큼 스스로 더 강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두 분 다 공통적으로 하신 말씀이 있다면 "구단주 , 프런트 등 이사진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되 그것에 휘둘리지 마라"였다 



내가 배웠었던 감독님들을 만나 뵙고 , 안부전화를 한 것을 제외한다면 


나는 이때부터 일을 시작했다, 선수들의 전년도 경기 영상을 보고 또 보고 다시 봤다 


팀 이사진들에게 팀 선수 운영 관련해서 자료가 있으면 남김없이 보내달라고 이야기했다 


이메일로 받은 자료들을 다시 재정리해서 데이터화 했다



팀이 연습경기 하는 날에 맞춰서 직접 관중석에서 선수들을 체크하기도 했다  


선수단 현황을 어느정도 대강 정리한 뒤에 팀에 직접 들어간 다음 정확하게 체크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팀으로 이동하기 전 날, 나는 짐을 챙겼다 


당연하게도 선수 때와는 다른 짐이었다 어색하기 그지 없었다 



훈련 시에 신을 축구화와 풋살화를 챙기고 운동복을 챙겼다 사복은 두벌 정도 밖에 챙기지 않았다 


그 이외엔 별 게 없었다, 내가 작성했었던 서류 더미들과 휘슬 그 뿐이었다 


사실 그거면 됐다, 그거면 충분했다



선수때 팀으로 이동할때와는 또 다른 떨림이 나를 사로잡았다


이미 청남고 감독엔 내 이름이 새겨졌고 


그걸 되돌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갑자기 FM이 생각나서 헛웃음이 나왔다


씨발..이 상황에 FM이 생각나는 게 신기했다 


그래 차라리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 듯 싶었다 



아 난 FM할때 에디터 쓰는데

여긴 못 쓰는구나


246abe83-e7e6-4446-99f6-755678f0d94e.png THE HEAD COACH : 감독 회고록 [2-1부]

Chapter 11

다른 나라는 모르겠으나 한국에선 새로운 감독을 봄이나 가을에 만나지 않는다 


내가 새로운 감독을 선수로서 맞이했을 때도 대부분은 겨울이었다 


그리고 나 또한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팀에 도착했다 


어쩌면 다행이었다, 적어도 내겐 준비할 수 있는 몇 달의 시간이 있었으니 


팀에 중간에 감독으로서 합류하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있다 



시즌 중에 새로 팀에 감독으로 들어가는 게, 내가 준비할 틈도 없이 전선에 나가야 하는 것이라면 


시즌이 시작하기 전 프리시즌에 팀에 들어가는 건 어떤 방식으로 싸울지 준비할 시간이 그나마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 내가 한 일들은 팀의 시설을 살피고 장비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예상대로 열약한 환경이었다 정말 최소한의 장비만 구비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팀 운영진들과 짧게 점심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해장국집에서 밥 먹고 속이 더부룩했다 


해장국집은 왜 이렇게 좋아하는겨 



미리 이야기되었던 코치와도 이야기를 나눴다 


짧은 코치 경력과 꽤 괜찮은 선수 경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이정미 코치가 앞으로 날 도와서 보조해줄 것이다 



물론 몇몇 후보가 더 있었지만, 현 상황에선 이정미 코치를 데려오는 것이 최선이었다 


선수들과 진정한 첫 대면은 손을 잡고 악수를 하고 운동을 시작하기 전 대화를 하면서 이뤄지지 않는다 


물론 그것도 대화겠지만, 



진짜 첫 대화는 훈련장에서 하는 것이다 


첫 훈련이 내 첫인사고 선수들에게 그게 나와의 첫 대면인 것이다 


감독과 선수는 훈련장에서 처음 대화한다 



감독의 말 천 마디보다, 감독의 훈련 세션이 그 감독의 생각을 이해하기 더 쉽다 


마찬가지로 선수의 말 천마 디보다 


선수의 훈련 태도가 그 선수의 생각을 이해하기 쉽다 




옷을 챙겨 입고 운동화 끈을 조여 맸다 훈련이 시작되기 30분 전에 미리 훈련장에서 


오늘 훈련할 것들을 설치했다. 코치로서 훈련 장비들을 설치하는 것은 익숙했다


감독님에게 훈련 프로그램을 받아 들고 그것에 맞게 설치하면 되는 일이었다 


내 훈련 프로그램 하나가 포함된다면 기쁜 마음으로 그것도 설치했었다 


그러나 지금 나는, 내가 생각한 훈련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설치해야 했다 


그것은 분명히 본질적으로 다른 느낌이었다. 



이정미 코치와 훈련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도중에 선수들이 하나둘씩 훈련장으로 나왔다 


나에게 어색하게 인사를 하는 선수와 인사할 타이밍을 놓친 선수들이었다 


이정미 코치와 나는 시간이 되자 운동장 가운데로 이동했고 선수들도 따라 이동하였다 


긴장감이 돌았다, 나름대로 많은 선수들을 지도했다고 생각하지만 


코치로서 받는 시선과 감독으로서 집중되는 시선은 완전히 달랐다 



내가 입을 열어야 했다 


나는 내 이름을 말하고 오늘부터 너희들을 맡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무거운 분위기였다, 내게도 익숙한 분위기다 


내가 선수로 뛸 땐 지금 날 둘러싼 선수들 중 한 명이 위치한 곳이 바로 내 자리였으니까 



감독이 첫인사를 할 때만큼은 모두가 감독의 말을 경청한다 


그 이후에 선수들이 감독의 말을 경청할지 경청하지 않을지는 오로지 지도자의 몫이다 


하지만 적어도 처음만큼은 모두가 경청한다 



"당연한 소리부터 먼저 한다, 훈련 열심히 하고 컨디션 조절 잘하면 경기를 뛰고 


훈련 불성실하고 컨디셜 조절도 못하면 경기를 못 뛰어 


다들 알겠지만 전임 감독님이 너희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나한테 전혀 중요하지 않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생각해, 나이가 적든 많든 선발 명단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런 말을 하면 대부분은 저학년 선수들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나고 


고학년 선수들의 표정이 썩어간다, 늘 그렇듯 이 사실은 몇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다 



내가 굳이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고학년 선수들이 안심하지 않게 


저학년 선수들이 경쟁심이 생기게 유도하는 것이다


고학년 선수들은 항상 불안해야 하고 저학년 선수들은 희망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팀이 올바르게 순환하고 경쟁 체제에서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 


아이들 표정이 나를 약간은 두려워하는 것 같기에 나는 말을 덧 붙였다 



"축구장 안에서는 내가 너희 보호자고, 너희가 다른 무엇보다 소중한 내 제자들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끝까지 데려가고 무슨 일이 있어도 니들을 보호할 거다 

무슨 일이 있든 나는 니들 편이다, 그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약속이다" 


"내가 원하는 바를 이야기 말하려고 한다, 잘 먹고 잘 쉬고 잘 노는 선수를 좋아한다 

전술이야 내가 너희들한테 설명하고 다듬으면 되고 니들 자세야 내가 잡고 고치면 된다 

선/후배 간 폭력이 있을 경우 이유를 막론하고 팀에서 제외시킬 거다 

안 걸릴꺼라고 생각하지마라. 니들보다 내가 숙소생활 더 오래했으니까

내가 머물러 있는 시간이 너희들에게 무언가 배울 수 있는 시간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뒤이어 이정미 코치의 소개가 있었고, 그 후에 곧바로 본 훈련이 시작되었다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워밍업을 하는 모습을 보니 다시 만감이 교차했다 


첫 감독직이니 센 척을 했다 내 성격에 맞지도 않는 말을 했다 


훈련이 다 끝난 후에 내가 했던 말들을 되짚어보니 헛웃음이 나왔다 


워밍업 하는 선수들을 보며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저기 있어야 정상 아닌가? 내가 몸을 풀어야지 나 왜 여기있지?" 


감독으로서 선수들이 워밍업 하는 모습을 보게 되니 다시 기분이 미묘해졌다 



첫 훈련은 대부분 강도가 높은 편이 아니며, 훈련 분위기도 대체적으로 밝은 편이다 


이게 지도자들 사이에 국룰 같은 분위기인걸지도 모르겠는데 


우선적으론 선수 기량을 가볍게 테스트한다는 의미도 있고 



초기 훈련은 선수들에게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가는 의미이기 때문에 훈련 강도가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앞으로 어떤 훈련을 할 거고, 어떤 플레이를 원하고 , 어떤 방식으로 지도할 건지 


알려줄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마냥 놀자판으로 진행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겁고 삭막하게 진행되는 편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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